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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ypso · 글로벌 휴머니티· 공유받은 글

결함이 정답이었다

1986년 가을, 프린스턴. 와일즈가 다락방으로 사라졌다.

↓ 스크롤
CH. 1

와일즈가 마지막에 페르마를 적었다

1993년 6월 23일, 케임브리지

사흘째 강연이었다. 와일즈가 칠판 앞에 서 있었다.

강연 제목은 '모듈러 형식·타원곡선·갈루아 표현'이었다. 페르마라는 단어는 어디에도 없었다.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와일즈 — 케임브리지 강연 마지막 한 줄, 1993년 6월 23일

박수가 터졌다. 와일즈가 마지막 줄에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었다고 적은 뒤였다.

CH. 2

페르마가 여백에 한 줄을 적었다

1637년경, 프랑스 툴루즈

페르마가 디오판토스의 산술 책 여백에 한 문장을 적었다.

참으로 경이로운 증명을 발견했으나, 이 여백이 너무 좁아 적을 수가 없다.
페르마 — 디오판토스 산술 책 여백 메모, 1637년경 (라틴어 원문)

페르마가 1665년에 죽었다. 아들 클레망사뮈엘이 1670년 아버지의 책을 다시 펴내며 메모를 세상에 알렸다.

페르마 여백 메모 이후 풀이를 기다린 시간
약 350
1637 → 1993. 어떤 정수론자도 풀지 못했다.

1963년, 케임브리지 도서관. 열 살 와일즈가 책 한 권을 빌렸다.

에릭 템플 벨의 《마지막 문제》였다. 와일즈가 책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처음 봤다.

수식은 열 살이 읽을 수 있을 만큼 단순했다. 풀이는 350년째 빈자리였다.

CH. 3

와일즈가 7년을 다락방에 숨었다

1986년 여름, 버클리

켄 리벳이 한 증명을 끝냈다. 다니야마-시무라 추측이 풀리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도 풀린다는 연결이었다.

1986년 가을부터 와일즈가 프린스턴 자기 집 다락방에 올라갔다.

와일즈가 다락방 밖으로 거의 안 나왔다. 수업을 하러 나가고, 가족과 식사를 하러 내려왔다.

와일즈가 단 한 사람에게만 비밀을 알렸다. 아내 나다였다.

다락방 7년 동안 비밀을 알았던 사람
1
아내 나다 카난 (와일즈와 1988년 결혼)

와일즈가 옛 연구를 작게 잘라 따로 발표했다. 동료들은 와일즈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1993년 6월케임브리지에서 발표. 박수 폭발.
1993년 9월심사관이 풀이에서 결함을 발견.

와일즈가 다락방으로 다시 올라갔다. 결함이 한 줄이 아니라 증명 전체를 흔들었다.

CH. 4

와일즈가 결함의 자리에서 답을 봤다

1994년 9월 19일, 프린스턴

결함이 발견된 지 1년이 지났다. 와일즈가 거의 포기 직전이었다.

와일즈가 책상 앞에 앉아 한 가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버린 줄 알았던 옛 접근법을 다시 들춰봤다.

확인 중에 와일즈가 본 것은 정답이 아니라 결함의 자리였다.

결함이 와일즈가 오래전에 버렸던 길로 통하고 있었다. 결함의 자리가 답이었다.

내 일생의 일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와일즈 — BBC Horizon 다큐멘터리 인터뷰, 1996년

와일즈가 옛 제자 리처드 테일러와 함께 풀이를 다시 적었다. 한 달 만에 결함이 닫혔다.

와일즈가 나중에 인터뷰 도중 카메라에서 고개를 돌렸다.

CH. 5

와일즈가 페르마의 여백에 답을 붙였다

1995년 5월, Annals of Mathematics

와일즈와 리처드 테일러가 두 편의 논문을 학술지에 실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358년 만에 닫혔다.

페르마 여백에서 와일즈 논문까지
358
1637 → 1995. 두 논문 합 약 130쪽.

페르마가 1637년에 여백에 적은 한 줄 옆에, 와일즈가 1995년에 100쪽이 넘는 풀이를 붙였다.

여백이 좁아 못 적었다던 페르마의 한 줄은, 다락방 7년과 결함의 자리를 거쳐서야 답에 닿았다.

— 끝 —
카톡 한 줄

페르마 마지막 정리, 알고 보면 풀이의 결함 자체가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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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7)
내일,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