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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ypso · 글로벌 휴머니티· 공유받은 글

체르노빌의 셋은 죽지 않았다

1986년 5월, 체르노빌. 세 사람이 원자로 밑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살아선 못 나온다고들 했다.

↓ 스크롤
CH. 1

세 사람이 원자로 밑으로 들어갔다

1986년 5월, 체르노빌

세 사람이 원자로 밑, 물이 고인 지하로 걸어 들어갔다.

살아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었다. 사람들은 자살 임무라 불렀다.

지하로 내려간 세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

CH. 2

원자로 밑에 물이 차올랐다

아흐레 전, 4월 26일

1986년 4월 26일 새벽, 체르노빌 4호기가 폭발했다. 불을 끄려 쏟아부은 물과 새어 나온 냉각수가 원자로 바로 밑 지하 수조에 고였다.

문제는 원자로 안에서 녹아내린 핵연료였다. 녹은 핵연료가 고인 물에 닿으면 2차 증기폭발이 일어난다고 봤다.

원자로 아래
고인 물 약 2만 톤
위에서 내려오는
녹아내린 핵연료

당시 과학자들은 2차 폭발이 유럽 넓은 지역을 오염시킬 거라 우려했다. 물을 빼야 했다. 지하 배수 밸브를 손으로 여는 길뿐이었다.

CH. 3

아나넨코가 손을 들었다

누가 내려갈 것인가

밸브는 캄캄한 지하 미로 속에 있었다. 밸브 위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나넨코였다.

기계 기술자 아나넨코, 선임 기술자 베스팔로프, 당직 책임자 바라노프가 내려가기로 했다.

아나넨코가 밸브 위치를 안내하고, 베스팔로프와 밸브를 하나씩 맡았다. 바라노프는 손전등으로 뒤를 비추기로 했다.

세 사람은 잠수복을 입고 선량계를 챙겼다. 살아 돌아온다는 약속은 누구도 하지 않았다.

CH. 4

물은 무릎 높이였다

지하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

널리 퍼진 전설이 있었다. 세 사람이 시커먼 방사능 물속을 헤엄쳐 들어갔고, 며칠 만에 방사능으로 숨졌다는 이야기였다.

전설
헤엄쳐 들어가 며칠 만에 사망
사실
물은 무릎 높이, 걸어 나옴

물은 무릎에서 발목 높이였다. 세 사람은 두 밸브를 빠르게 열고 걸어 나왔다.

하루에 걸쳐 원자로 밑의 물이 빠졌다. 2차 증기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세 사람은 동료들이 기다리던 지상으로 제 발로 돌아왔다.

CH. 5

둘은 지금도 살아 있다

2005년, 2018년, 그리고 지금

가장 나이가 많던 바라노프는 2005년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방사능이 아니었다.

아나넨코와 베스팔로프는 수십 년을 더 살았다. 2024년에도 두 사람은 생존해 있었다.

2018년 우크라이나가 세 사람에게 수여한 것
용기 훈장
바라노프는 사후 수여

원자로 밑으로 걸어 들어갔던 세 사람을, 세상은 한참 동안 죽은 영웅으로 기억했다. 정작 두 사람은 줄곧 살아 있었다.

— 끝 —
카톡 한 줄

유럽을 구하고 며칠 만에 죽었다는 체르노빌 잠수부 셋, 알고 보면 둘은 지금도 살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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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