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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어뢰 특허를 냈다

1942년 8월, 미국 특허청. 배우 헤디 라마의 이름이 어뢰 특허에 올랐다. 그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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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 1

배우 이름이 특허에 올랐다

1942년 8월, 특허청

1942년 8월 11일, 미국 특허청이 특허 2,292,387번을 등록했다. 발명자 이름은 헤디 키슬러 마키. 무선으로 조종하는 어뢰가 적의 교란에 걸리지 않게 하는 장치였다.

특허 도면에 적힌 발명가는, 1942년 미국 극장 간판에도 걸려 있었다. MGM 배우 헤디 라마.

1942년 극장 간판
배우 헤디 라마
1942년 특허 도면
발명가 헤디 키슬러 마키
CH. 2

헤디 키슬러가 식탁에서 무기를 들었다

1933년, 빈

1933년 빈, 배우 헤디 키슬러가 무기 제조업자 프리드리히 만들과 결혼했다. 만들은 오스트리아에서 손꼽히는 탄약 사업가였다.

만들의 저택에서는 저녁마다 군인과 기술자가 모였다. 화제는 늘 무기였다. 어뢰, 유도 장치, 통신 교란. 헤디 키슬러는 식탁 끝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들의 저택은 감시였다. 1937년, 헤디 키슬러는 한밤중에 빠져나와 런던으로 달아났다. 배로 미국에 건너가는 길에 이름을 바꿨다. 헤디 라마. 이듬해 할리우드에서 스타가 됐다.

세상이 본 것
할리우드 스타 헤디 라마
빈에서 가져온 것
어뢰와 통신 교란 지식
CH. 3

헤디 라마가 어뢰를 막기로 했다

1940년, 할리우드

1940년 가을, 미국은 아직 전쟁에 뛰어들기 전이었다. 헤디 라마는 스크린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배우였다. 9월 17일, 대서양에서 영국 여객선 시티 오브 베나레스호가 독일 잠수함 어뢰에 맞아 가라앉았다. 캐나다로 피란 가던 아이들이 배에 타고 있었다.

무선으로 조종하는 어뢰는 적이 주파수를 찾아 교란하면 빗나갔다. 교란당하지 않는 어뢰라면 빗나가지 않을 것이었다. 헤디 라마는 배우 대신 교란 문제를 풀기로 했다.

이웃에 작곡가 조지 안타일이 살았다. 헤디 라마는 안타일을 불러 어뢰 이야기를 꺼냈다. 두 사람은 이후 밤마다 통신 장치를 설계했다.

헤디는 아주, 아주 똑똑하다. 우리가 아는 할리우드 배우들과 비교하면, 헤디는 지적인 거인이다.
조지 안타일 — 공동 발명자·작곡가
CH. 4

해군이 설계도를 서랍에 넣었다

1942년, 특허와 서랍

안타일은 자동 연주 피아노를 다뤄본 작곡가였다. 두 사람은 피아노 롤이 건반을 차례로 누르듯, 어뢰와 조종하는 배가 정해진 순서로 주파수를 함께 바꾸게 만들었다. 송신기와 수신기가 같은 종이 롤로 동시에 주파수를 뛰어다니면, 적은 어느 쪽을 교란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주파수는 88개. 피아노 건반 수와 똑같았다. 1941년 6월 두 사람은 특허를 냈고, 1942년 8월 11일 특허 2,292,387번을 받았다.

해군은 받지 않았다. 발명자가 민간인인 데다, 장치가 너무 복잡하고 시대를 앞섰다는 이유였다. 해군은 헤디 라마에게 다른 일을 권했다. 유명세로 전쟁 채권을 팔라는 것이었다.

헤디 라마는 채권 판매장에 나섰고, 전쟁 채권 2,500만 달러어치를 팔았다. 어뢰 설계도는 서랍 속으로 들어갔다. 특허는 1959년에 만료됐다. 주파수 도약 방식이 실제로 군함에 쓰인 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였다. 특허가 끝난 뒤였다.

1942년
서랍 속 특허 2,292,387
오늘
와이파이·블루투스·GPS의 밑바탕
CH. 5

이름은 죽은 뒤에 돌아왔다

이름을 되찾기까지

헤디 라마는 특허로 단 한 푼도 벌지 못했다. 1997년, 한 발명가 상이 처음으로 헤디 라마에게 주어졌다. 시상식에는 아들이 대신 나갔다.

헤디 라마는 2000년 1월 19일, 플로리다에서 여든다섯에 세상을 떠났다.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오른 건 2014년, 세상을 떠난 지 14년 뒤였다.

지금 주머니 속 휴대폰이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로 주파수를 뛰어다니는 방식은, 1940년 헤디 라마와 조지 안타일이 종이 롤에 그린 설계에서 시작됐다.

— 끝 —
카톡 한 줄

휴대폰 와이파이가 주파수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방식, 알고 보면 1940년대 할리우드 배우가 어뢰 막으려고 낸 특허에서 나온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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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